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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아주마와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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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3 11:43
옆집아주마와 총각
 
 
 
“대장님! 신혼여행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내가 신혼여행을 다녀와 지구대로 출근하여 조회를 시작하려는데 모두들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 모두들 내 결혼식에 참석을 해 주어서 고맙고 오늘 점심은 특별히 내가 살 테니까 모두들 그리 알고 있어!”
 
“대장님께서 결혼을 하고 나시니까 특별히 더 예뻐진 것 같습니다”
 
 
민 형기 순경이 나를 계속 쳐다보면서 말했다.
 
 
“응? 내가 더 예뻐져?”
 
“네 그렇습니다.”
 
“민 순경 아내도 신혼여행을 갔다가 오니까, 더 예뻐졌다는 말이지”
 
“뭐 꼭 그런 것은 아니고요 대장님을 보니까 그렇다는 말 이지요.”
 
“그래? 어쨌든 고마워”
 
“그런데 이제 대장님이 엄청난 부자 집으로 시집을 갔으니 그 공로가 누구의 공로인지 아십니까?”
 
“응? 누구의 공로라니?”
 
“바로 제 공로지 않습니까?”
 
 
문 도식 경장이 우쭐하며 생색을 낸다.
 
 
“아니 문 경장이 축의금 낸 것 다 적어 났어! 그러니 걱정은 말고 다음에 문 경장 작은 딸 시집을 보낼 때 내가 두 배로 축의금을 할 테니 걱정하지 마!”
 
“아니 대장님도 참 내가 축의금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고 대장님이 신풍제약 사장님하고 결혼을 하게 된 동기를 제가 만들어 주었지 않습니까?”
 
“응? 그랬나?”
 
“그때 대장님 남편이 우리 지구대에 와서 기웃거리는 것이 하도 수상해서 강제로 지구대 안으로 끌고 들어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결국은 대장님이 엄청난 부자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된 것입니다.”
 
“아 그랬나?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 남편이 하필이면 그때 바보처럼 지구대 안을 기웃거리다가 문 경장에게 들켜서 끌려 들어와 가지고는 내가 왜 결혼을 했는지? 나는 자꾸만 손해를 본 것 같아서 지금 문 경장에게 손해 배상 청구를 하고 싶어!”
 
“네엣? 손해배상 청구요?”
 
“그래! 내가 지금 엄청나게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이야!”
 
“손해를 보시기는 요 호박이 덩굴채로 대장님께 굴러들어 온 거지요”
 
 
문 경장은 무슨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는 듯 나를 보며 말했다.
 
 
“문 경장님! 잘못하다간 오늘 점심 밥 값을 몽땅 문 경장님이 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노 성환 순경이 유머가 섞인 말을 문 경장에게 했다.
 
 
“응? 내가? 아 참 그렇구나! 대장님! 제가요 지금 확답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분명히 오늘 점심 식사는 대장님이 내시는 거지요”
 
“아니? 점심 식사비는 아무나 내면 되지 뭐 꼭 야박하게 지금 그렇게 확답을 받아야만 돼? 언제부터 우리 지구대가 이제 막 신혼여행을 갖다 온 신부에게 뜯어 먹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나?
오히려 위로하고 대접을 해야지 그러지 말고 문 경장이 그 동안 돈도 많이 모아 둔 것 같은데 그냥 한턱 쏘는 것이 어떨까?”
 
“네엣? 무슨 그런 일이? 조회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대장님께서 오늘 점심 식사를 대접하신다고 그랬는데 그러십니까?”
 
 
내 말에 문 경장은 펄쩍 뛰면서 놀란다.
 
 
“문 경장! 문 경장은 내가 성동경찰서 한양지구대에 부임하고 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우리 식구들에게 밥 한 번 안 샀는데 그래 그 동안 모아 둔 돈 다 어쩔 거야?”
 
“네? 돈을 모으다니요? 딸애 둘이 공부시키는데 돈 다 들어가고요 큰 딸 시집 갈 때에 돈 다 썼습니다”
 
“응? 그랬구나!”
 
 
바로 그때 책상 위에 전화가 ‘따르릉’ 울렸다.
 
하 영우 경장이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네 성동경찰서 한양 지구대 하 영우 경장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네? 우리 대장님 바꿔달라고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대장님! 전화입니다”
 
“아 그래”
 
 
전화를 받고 보니 우리 시어머니 전화였다.
 
 
“네 어머니!”
 
“대장님! 오늘 점심 식사를 집에서 준비를 했으니 지구대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오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머니!”
 
 
전화를 끊고 나자 모두들 궁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시어머니신데 오늘 점심식사를 우리 집에서 준비를 했다고 모두 데리고 오라네!”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 오랜만에 마음껏 맛있게 먹겠습니다.”
 
“역시 기다리고 있은 보람이 있습니다.”
 
 
내 말에 모두들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지구대는 비워 둘 수가 없으니 섭섭하더라도 몇 사람은 자리를 지키고 있고 두어 사람은 우리 집에 와서 먹을 음식을 가지고 가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대장님! 그럼 제가 지구대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노 순경하고 박 순경이 음식을 가져오면 여기 남아 있는 식구들하고 마음껏 먹도록 하겠습니다.”
 
 
하 영우 경장이 자원해서 남겼다고 했다.
 
 
“그래? 좋아! 내가 우리 어머니께 부탁하여 특별히 하 경장에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보내 주라고 할 게”
 
“대장님! 감사합니다!”
 
 
하 영우 경장이 무척이나 좋아했다.
 
쉬는 날이라고 자기 집에 가서 쉬고 있는 지구대 식구들도 모두 연락을 해서 함께 데리고 우리 집으로 갔다.
 
 
“우와! 이렇게 큰 집에 우리 대장님이 사시는 군요”
 
“역시 우리 대장님은 복이 엄청 많으신 가 봅니다.”
 
“역시 부자 집이라 다르네요.”
 
“난 이 근처 순찰만 돌았지 집안에 들어가 보기는 오늘 처음입니다”
 
 
모두들 우리 집을 보고서 입을 벌리고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대문 벨을 누르자 대문이 열리고 저택 관리인이 나와서 인사를 하며 맞는다.
 
 
“어서 오십시오”
 
 
넓은 정원을 지나 현관 쪽으로 다가가자 현관문이 열리며 우리 시어머니와 가정부 아줌마 그리고 오늘 음식 준비를 위하여 갑자기 동원이 된 시어머니 친구 분들이 모두 나와서 반가이 맞으며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대장님!”
 
“대장님! 멋져요!”
 
“어서 오세요!”
 
“저희들을 불러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문 도식 경장이 시어머니께 인사를 했다.
 
 
“언제나 수고가 많으십니다.”
 
 
문 경장의 인사에 우리 시어머니도 정중히 인사를 했다.
 
지구대 식구들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 식탁에 모두 둘러서 앉았다.
 
 
“맛있게 드세요”
 
“마음껏 드세요!”
 
 
시어머니 친구 분들이 음식을 갖다 나르며 권했다.
 
 
“우와 너무나 많이 차렸네요! 정말 감사 합니다”
 
 
성 세정 경장이 놀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정말 정성스런 대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늘 별로 말이 없는 전영택 경사도 모처럼 한 마디 했다.
 
전영택 경사와 성 세정 경장 그리고 민 형기 순경과 진 달권 순경은 오늘 쉬는 날인데도 우리 집에서 초대를 한다는 말에 모두 함께 왔다.
 
 
“어머니! 지구대에 남아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음식을 좀 보내 주세요!”
 
“아 참 그렇지 지구대를 지키는 사람도 있지! 아줌마! 음식 좀 별도로 넉넉하게 준비해서 보내야겠어요.”
 
“그러지요 사모님!”
 
 
가정부 아줌마가 대답을 하며 지구대에 보낼 음식을 별도로 챙겨서 큰 그릇에 담았다.
 
노 성환 순경하고 박 정현 순경이 가정부 아줌마가 정성껏 챙겨 주는 음식 보따리를 들고 지구대로 돌아갔다.
 
둘이서 들고 가는 음식 보따리를 보니 지구대에 남아서 있는 식구들이 넉넉히 먹어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이었다.
 
오늘은 쉬는 날!
 
모처럼 우리 엄마 아빠가 살고 있는 달동네로 갔다.
 
남편인 철민씨가 좋은 아파트를 한 채 사준다고 했지만 우리 아빠는 극구 사양을 하고는 계속 달동네에서 살겠다고 했다.
 
이유인즉 그 동안 정이 들은 달동네 사람들과 헤어지기가 싫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동네서 오래도록 살다가 보니 모두가 한 식구처럼 정답고 동네 슈퍼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한잔 마시는 맛이 너무나 좋다는 것이다.
 
가끔 함께 사는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재미도 좋고 뭐 그 밖에 기타 등등 좋은 것이 많다고 달동네에서 계속 살겠다고 고수했다.
 
방문을 뚜드리니 아무런 기척이 없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항상 우리 집 식구가 열쇠를 공동으로 두는 장소를 잘 알기에 나는 그 곳에서 열쇠를 찾아 출입문을 열고 부엌을 지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 엄마 아빠도 모처럼 회사에서 쉬는 날이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아마 어디로 잠시 나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우리 엄마 아빠가 돌아 올 때 까지 기다린다며 베개를 가져다가 머리에 베고 누웠다.
 
그러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옆방에서 아줌마들이 옥신각신 서로 다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아니 우현이 엄마! 저 번에 빌려 간 돈 30만원 갚는다는 날짜가 벌써 다 지나갔는데 왜 안 갚아?”
 
“아 글쎄 좀 기다려야 돈이 나온 다니까”
 
“뭐 기다려? 내가 왜 기다려?”
 
“조금만 기다리면 곧 내가 갚아 줄 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뭐 아니 이 여편네가 돈을 빌려 갈 때 마음하고 지금 마음하고 싹 변했네, 정말 웃기네.”
 
“뭐 웃겨?”
 
“그럼 웃기지 지금 우현이 엄마가 하는 태도 안 웃겨?”
 
“뭐? 말을 해도 곱게 해야지 그 까짓 돈 30만원 그것 갖고 지랄이야?”
 
“뭐 지랄? 아니 이 여편네가?”
 
 
두 아줌마의 옥신각신 다투는 소리가 점점 격렬해 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뜯어 말리는 사람이 없다.
 
마치 난민 수용소 같이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의 집들은 방음처리가 잘 안 되어서 옆방에서 말을 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다 들린다.
 
낮에는 제각기 벌어서 먹고 살기 위해 거의 다 일을 하러나가고 보니 조용한데 밤이 되면 저마다 돌아와서 저녁을 짓느라 달그락 거리고 수돗물 트는 소리가 좔좔 나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온통 시끄럽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한 사람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 함께 한 지붕 아래서 살다보니 그저 자연스럽게 익숙하여 져서 그렇게들 살고 있다.
 
 
“그래 우현이 엄마! 빌려간 내 돈 언제 줄 거야? 말해 봐!”
 
“아 글쎄 조금만 기다려 봐!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래 좋아! 며칠만 더 기다려 주지 그래도 안 갚으면 알지?”
 
“아 알았다니까! 곧 갚아 준다니까”
 
 
나는 옆방에서 떠드는 두 여자의 다투는 소리에 그만 자던 잠이 다 깨어 달아나 버렸다.
 
방안에 그냥 드러누워서 가만히 있는데 잠시 후 방문을 ‘드르르’ 여는 소리가 나더니 돈을 갚으라고 소리치던 아줌마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 옆방에 사는 아줌마가 부엌으로 나와 설거지를 하며 물을 트는 소리가 나고 그릇을 씻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도 났다.
 
그 와중에 옆방 아줌마의 짜증이 섞인 한탄의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아니 남편이란 작자는 지 여편네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어디를 나돌아 다니고 있는지 나 원 참”
 
 
언젠가 옆방 아줌마가 우리 엄마에게 하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이고! 허구한 날 지 여편네는 공장에 다니며 새끼를 먹여 살리고 있는데 아 우리 집 남편이란 작자는 천하태평으로 놀고만 있으니 속이 타고 애간장이 다 녹아나요”
 
 
듣고 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옆방 아줌마는 식품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어떤 때는 야간에 출근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 그녀의 남편은 친구들을 데려와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시며 떠들어 댔다.
 
그 시끄러운 소리에 우리 엄마는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높이고는 했다.
 
그런 날이면 초등학교 5학년인 옆방의 우현이는 앞 동에 사는 자기 친구가 있는 집으로 피신을 갔다.
 
뭐 자기 친구의 집으로 가 보아야 다락방에서 함께 잠을 자야하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그 난장판에서 시달리는 것 보다야 훨씬 났기 때문이다.
 
화투를 치면서 “고우~” 하고 외치는 소리!
 
 
“바가지~” “광 박 이네!” “피 박 이네!” 하는 소리가 밤새도록 들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시끄러운 소리에 어느 누구도 불편하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람도 없고 옆방에 찾아 와서 나무라는 사람도 없었다.
 
이곳에 모여 사는 사람들은 저절로 그런 것을 잘도 묵인하는 그런 처지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밤새도록 화투를 치며 놀다가도 옆방 아줌마가 회사에서 돌아 올 시간이 되면 재빨리 모두 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들은 사우나에 가서 목욕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에 있는 해장국 집으로 몰려가 아침을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복덕방에 모여서 다시 화투 놀이에 몰두를 한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일은 이렇게 해도 아직까지 화투를 친다고 경찰에서 잡아가지를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희누님! 계십니까?”
 
 
갑자기 웬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오자 나는 방바닥에 누워서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처음으로 듣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러자 옆방 부엌문이 ‘드르르’ 열리며 아줌마가 무척이나 반기는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응? 민석이 총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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